거꾸로 읽는 세계사 도서 리뷰 및 후기

거꾸로 읽는 세계사 도서 리뷰 및 후기

한 달이 걸렸다. 도서 목록을 만들면서 이 책을 제일 먼저 빌렸고, 읽기 시작한 것도 제일 먼저였다.

첫번째 리뷰인 경제학 까페에서도 밝혔듯이 이 아자씨에 대한 애정이 상승해서 의욕을 가지고 책을 읽었는데 …..음 _-_

중고등학생 교양도서인 이 책은 결코 만만한 책이 아니었다. 한 달 동안 조금씩 조금씩 읽는 것도 벅찼고, 무엇보다 소화하기 어려웠다.

책의 내용은 중고등학교 사회 시간에 한번쯤 들어본 내용들이다. 사라예보 사건, 대공황, 베트남 전쟁, 4.19 혁명, 팔레스타인 문제 등등.

그러나 교과서에서 한두 페이지 다루고 있는 내용을 저자는 다소 삐딱한(?) 시선으로 풀이해 냈다. 그래서 어려울수도 있고, 그래서 쉬울 수도 있다.

책의 목록을 보면 작가의 사상이 대충 어떻구나가 짐작이 된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자본주의 체제를 지나치게 미워하고 은근히 사회주의를 선동하는” 비뚤어진 역사의식을 담고 있지 않느냐에 대한 비판에 대한 답변으로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와 독일 통일에 대한 글을 뒤에 덧붙여 놓았는데, 이 걸 첨부해 놓았어도 읽다보면 저런 의견이 있을수도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이 책이 흔히 말하는 좌익 사상을 소개하는 그런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냉철한 비판이 있는 책이기 때문에 교과서 외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의 목차를 보면 드레퓌스 사건, 피의 일요일, 사라예보 사건, 러시아 10월 혁명, 대공황, 대장정(중화인민공화국), 아돌프 히틀러, 팔레스타인, 미완의 혁명 4.19,  베트남 전쟁, 말콤 x, 일본의 역사왜곡, 핵과 인간, 독일 통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 목차를 봤을 때 무슨 책이 공산주의로만 가득차 있나 진짜 이 작가 위험하다 이게 왜 중고등학생 교양도서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한달 동안 야금야금 읽으면서 내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역사는 결코 과거의 학문이 아니다. 역사는 현재 진행형의 학문이며 미래지향적인 것이다.  과거를 통해서 현재를 판단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역사이다. 이 책에 담긴 사건들은 가슴아픈 비극들이다. 강대국의 이권 다툼의 희생양이 된 약소국들, 지배층의 욕심에 희생당한 사람들, 차별에 의해 죽어간 사람들. 이런 사람들의 모습이 책 속의 사건들에 담겨 있고 또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역사왜곡은 아직도 계속되고 잇고, 베트남 전쟁등으로 인한 피해도 진행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반성하고,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부딪혀야 하며 한 시선이 아니라 다양한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다양한 관점에서의 학문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는 한쪽의 시각으로만 역사를 접한다. 히틀러는 유대인 학살을 저지른 나쁜 놈이고 사회주의 사상은 자본주의에 반하는 악한 것이며 팔레스타인 문제는 종교 싸움이다- 등으로 바라본다. 그보다 더 무서운것은 무관심이다. 4.19가 뭔지, 베트남전쟁에 우리나라가 파병을 했는지, 독일이 분단국가 였는지 등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래놓고 자신이 알고 있는것이 무조건 옳은 것인양 우겨대는 것은 옳지 못하다. 내 의견이 옳다면 왜 저 의견이 틀렸는지, 그리고 상대방은 왜 그런 주장을 펼치는지 알아야지만 문제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지식이 필요하다. 어떤 연유로 그렇게 되었으며 결과가 어떤지를 알아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한쪽의 시각으로만 역사를 바라보며, 짤막한 지식으로만 그것을 접한다. 물론 촉박한 수업시간도 한 몫을 하겠지만 너무 많은 양을 다루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긴 폐혜일 것이다. 나 역시도 중고등학교 사회 시간을 생각해보면 딱히 기억에 남는 게 없으니 말이다.

 역사는 돌고 돈다. 그 돌고 도는 역사를 통해 우리는 배워야 한다.

4.19 혁명이 있구나 가 아니라 왜 일어났는지, 그리고 왜 미완으로 끝난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은 실수이지만 두 번은 실수가 아니다. 역사라는 거울을 통해 현재를 비출 줄 아는 인간이 되어야 겠다.

 덧붙임.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데 왜 책에 소개된 19세기의 사회와 거의 달라지게 없는지 참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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