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귀병단 줄거리
『부귀병단』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무거운 전쟁 서사를 유쾌하게 비틀어낸 홍콩식 전쟁 코미디 영화다. 이야기의 배경은 일본군이 점령하고 있는 태평양 전선. 연합군은 막대한 양의 금괴를 적진에 숨겨두고 퇴각했으며, 이제 그 금을 회수하는 비밀 작전을 감행하려 한다. 그러나 이 작전에 투입된 병사들은 훈련도 제대로 안 된 잡병들이고, 지휘관마저 정신줄이 왔다 갔다 하는 인물들이다.
사령부는 비밀금괴를 되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말단 병사들로 구성된 ‘부귀병단’을 조직하게 되고, 이 병사들은 금괴를 되찾는 동시에 일본군의 감시를 피해 살아 돌아와야 하는 이중 임무를 맡는다. 하지만 이들의 작전은 시작부터 엉망진창. 각기 다른 이유로 징집된 병사들은 서로 말도 안 통하고, 실수와 오해가 반복되며 작전은 연일 삐걱댄다.
그 와중에도 병사들은 끈질긴 생존력과 황당한 기지를 발휘하며 하나하나 위기를 돌파한다. 일본군의 엉성한 추적, 예기치 않은 연합군 간의 우정, 그리고 무기보다 말빨이 더 센 전투 방식까지… 영화는 전쟁이라는 참담한 배경 속에서 끝까지 웃음을 포기하지 않는다. 마지막에는 의외의 반전이 펼쳐진다. 금괴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발견되고, 병사들은 어이없는 방식으로 임무를 ‘어쨌든’ 완수하게 된다. 전쟁영화답지 않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며 유쾌한 여운을 남긴다.
부귀병단 출연진 소개
『부귀병단』의 캐스팅은 90년대 홍콩영화 전성기의 명배우들이 총출동한 라인업으로, 팬들에게는 그 자체로 감동이다.
주연으로는 홍콩 코미디의 대부 심형래 느낌의 유머 감각을 지닌 진가상(Alfred Cheung)이 핵심 역할을 맡았으며, 유쾌한 병사들의 리더 역할로 탁월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감초 중의 감초인 원영의(Ricky Hui)는 엉뚱한 행동과 엇박자 대사로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또한, 고성(Charles Heung)과 장학우(Jacky Cheung) 같은 쟁쟁한 배우들이 각기 다른 개성의 병사들로 분해 극에 활력을 더한다. 장학우는 진지한 척하지만 허당기 가득한 병사 역할을 맡아 영화의 중심축을 이룬다. 진혜민과 같은 여성 캐릭터도 등장해, 영화의 전개를 한층 다양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배우들의 ‘케미’가 빛난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유머를 가진 배우들이 한데 모여 끊임없이 튀는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당시 홍콩 코미디 영화의 매력은 배우들이 캐릭터를 ‘연기’한다기보다는 본인의 개성과 자연스러운 유머를 끌어내는 데 있었는데, 『부귀병단』은 그 진수를 보여준다.
감상 후기
처음 『부귀병단』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는 단순한 저예산 코미디물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다채롭고 유쾌한 경험이었다. 이 영화는 진지한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는다. 전쟁을 풍자하고, 시스템을 조롱하고, 상황의 부조리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군복을 입은 등장인물들이 너무 진지하지 않아서 오히려 그들의 사소한 대사 한 줄, 바보 같은 실수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영화의 템포도 빠르고, 중간에 늘어지지 않아서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후반부에 이르러 병사들이 일본군 본진에 침투하면서 벌어지는 장면은 진짜 엉망진창이지만, 그 와중에도 감동과 반전을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B급 감성도 오히려 정겹게 다가왔고, 지금 시대에는 보기 드문 ‘의미 없는 유쾌함’이라는 정서를 느끼게 해줬다.
홍콩 코미디 특유의 ‘막 나가는 유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다소 과장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 속에서도 시대의 분위기와 배우들의 진심이 전해진다. 진지한 영화에 지쳤다면, 이처럼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가 꼭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